뉴욕 다운타운을 빠져나갈 일이 걱정되어 아침부터 서둘렀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한다. 출근길이 시작되기 전에 차를 빼려고 6시 30분에 체크 아웃을 하고 주차장으로 가 주차요금을 계산했다. 호텔 쪽을 보니 벌써 짐이 내려왔는데 차는 나오질 않는다. 삼각대를 구석에 세워 두었다가 잊고 갈까 봐서 예지 쪽으로 옮겨 놓고 호텔 쪽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그때 차가 나왔다. 트렁크 문을 열고 들고 온 짐을 싣고 호텔 앞으로 차를 몰았다.
호텔 앞 도로는 일방통행이다. (미국 대부분의 시내도로는 일방통행이다) 주차장은 호텔보다 아래쪽에 있다. 차가 몰리기 시작하면 몇 블록을 돌아와야 할 상황이라 차가 없을 때 나오려고 서두른 것이다.
후진을 해서(불법 임) 호텔 앞에 차를 세우고 짐을 모두 싣고 어제 못 본 유엔 본부 건물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그쪽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출근하는 차량으로 맨해튼 거리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뉴욕의 도로는 서울보다 좁은 듯했다. 차와 사람들은 많은데 생각보다 차량이 밀리는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교통신호를 잘 지키는 것도 아니다.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운영을 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내 상식으론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유엔본부 건물을 차를 타고 가면서 보고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준 후 복잡한 뉴욕 다운타운을 빠져나오느라 몇 바퀴 헤맨 다음 겨우 뉴저지 방향으로 길을 잡을 수 있었다. 뉴욕에서 뉴저지로 넘어가는 길은 다리가 아닌 터널이었는데 강 아래로 낸 터널 같았다. 터널의 이름은 링컨 터널이다. 터널은 상당히 길게 느껴졌다.
뉴욕과 뉴저지를 연결하는 다리가 하나 더 있다. 조지 워 싱턴 브리지다. 복층 구조로 되어있고 차선도 넓어 많은 차량이 운행한다. 단 톨게이트 비용이 17불로 너무 비싸다.(2024년 현재) 링컨 터널은 돈을 받지 않는다. (지금은 받는듯 함)
꾸물꾸물하던 날씨가 뉴저지로 넘어오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꼭 서울 분위기처럼 비가 오니까 우중충하고 끈적끈적해 보이는 게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시애틀 쪽은 그렇게 비가 많이 와도 산뜻하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주변 환경 탓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뉴저지 쪽은 뉴욕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높은 빌딩은 없고 낮은 건물에 공장 지역이 많았고 백인보다는 흑인들이 많이 보였다. 거리도 지 저분 했다. 뉴욕 맨해튼은 놀랄 정도로 거리가 깨끗했다. 교통질서 하나 안 지키는 것 말고는 위험도 적었다.
도로표지판이 잘되어 있지 않아 길을 잘못 들어 뉴저지에서도 한참을 헤매다 길을 찾았다.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 들어갔더니 직원이 기름을 넣으려고 나온다. 아마 여기도 오레곤주와 마찬가지로 손님이 기름을 넣을 수 없는 곳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내가 들어간 자리가 주유 서비스를 원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할 수 없이 기름을 넣고 팁(Tip)까지 주고 나왔다. 주유소에서 이렇게 셀프로 주유하는 곳과 주유 서비스를 원하는 곳으로 분리 운영하는 주유소는 그리 많지는 않다. 직원이 직접 주유를 해주는 곳은 Full serve라고 표시되어있다. 그런데 나중에 안일이지만 뉴저지 주도 직원이 나와 기름을 넣어주게 되어있었다.
여행 후 뉴욕을 방문하는 길에 자주 들리던 곳이 또 뉴저지다. 물론 뉴저지 전체를 다 본 것은 아니지만 허든 슨 강을 마주하고 있는 곳이 뉴저지고 그곳에 한국 분들이 상당히 많이 늘고 있는 지역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뉴욕에서 이주해 오는 한인 분들이 많아 교민수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생활비나 주거비용이 뉴욕보단 저렴해서 그런 듯하다. 그리고 2003년 미국여행 중에 보았던 뉴저지하고 간혹 들렸던 뉴저지하고는 분위기도 틀렸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첫인상은 좋지가 않았는데 몇 번 들려보니 뉴저지도 좋은 곳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에선 뉴저지를 뉴욕 외곽지역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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