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수많은 등대들을 보아왔지만 이만큼 완벽하게 예쁜 등대도 드물다. 그러나 높은 언덕에 있다 보니 늘 강한 바람과 심한 기상 변화로 등대를 보기가 쉽지 않은 단점도 있는 곳이다. 바람이 심할 때는 서있기조차 힘든 경우도 있다. 당연히 심한 안개로 지척이 분간이 안가고 등대 자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등대 입구 입간판 뒤로 밝고 힘차고 아름다운 등대가 빨간 모자를 쓰고 곱게 서있다. 입간판에서 꽤 떨어진 곳이다. 족히 0.5마일 정도는 될 듯 했다. 주차장 아래로 펼쳐진 드넓은 바다가 들어온 입구만 빼고 삼면으로 펼쳐진다. 등대 앞까지 차를 타고 들어갈 수도 있다. 이 등대의 오픈 시간은 4월에서 10월까지다. 시간도 아침 10시에서 오후 3시 15분까지. 왜 3시도 아니고 3시 15분으로 했는지 조금은 궁금했다. 또한 입간판 위에 작은 홈을 만들어 등대를 함께 볼 수 있게 한 아이디어가 기발했다. 일 년에 7개월만 오픈하는 등대라 더 가치가 있어 보인다. 입구에서 등대 쪽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차를 몰면서 보는 주변의 풍경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들고 등대 쪽으로 걸어갔다. 파란 잔디 위에 세워진 등대가 더욱 돋보인다. 등대 오른쪽은 넓은 초원에 완만한 내리막이 보이고 해안 끝은 말로 표현이 잘되지 않는 해안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등대 앞으로 갔다. 자원봉사 할아버지가 보인다. 오래곤 에 있는 여는 등대와 마찬가지로 등대 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입장료는 별도로 없고 도네이션 개념으로 되어있다. 등대에 올라가기 위해선 삼각대는 아래에 놓고 올라가야 한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등대 아래에선 등대의 역사를 간단하게 설명해준다. 좁은 계단을 오르면 등대의 하이라이트인 라이트가 있다. 그곳에서도 등대의 역할 등등 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아주 친절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자원봉사자가 있다. 여행을 다니면서 간혹 느끼지만 현역에서 은퇴한 노인 분들이 자원해서 이런 서비스를 시행하는 이들의 친절함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사방으로 뚫린 곳에 위치한 등대와 주변의 다양한 바다 풍경이 보는 이를 압도하기 충분한 기가 막힌 곳이란 생각이 드는 곳이다. 특별히 만들어진 하이킹 길은 없지만 바닷가까지 내려 갈수 있는 길이 있어 직접 내려가 바다를 보는 것도 새로운 맛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