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길을 돌아 목적지에 들어왔다. 뉴욕 주 주립공원인 이곳은 폭포 앞에 이르자 이젠 좀 관광지 같아 보였다. 큰 호텔들도 보이고 적지 않은 사람들로 분주해 보였지만 생각보단 조용했다. 반대로 폭포 건너에 있는 캐나다 쪽은 미국과는 달리 상당히 화려하고 분주해 보인다. 규모가 큰 호텔도 많고 시애틀에 있는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같은 전망대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멀리서도 잘 보인다. 짧은 다리 하나만 건너면 캐나다 다. 캐나다 지역에서 보는 폭포의 모습이 훨씬 좋다. 그러나 지난번 캐나다 국경과 마주한 Glacier 국립공원에서처럼 이번에도 우리 가족은 캐나다로 넘어가는 것을 포기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두 개의 폭포로 이루어졌다. 말발굽 폭포라는 일명 캐나다 폭포가 있고, 미국 폭포가 있다. 그 중 캐나다 폭포는 폭포 중간쯤이 국경이다. 폭포의 웅장함이 미국 폭포보다 캐나다 폭포가 더 웅장하고, 미국 쪽에선 미국 폭포를 정면에서 볼 수 없고 측면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러나 강 건너 캐나다에서는 두 폭포 모두를 정면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보는 것이 장관 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미국에 있는 폭포 덕분에 캐나다는 엄청난 덕을 보는 셈이다.
아무튼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공원은 조용하고 좋았다. 폭포 밑까지 가는 배를 타기 위해 티켓을 구입하고 내려가 배를 타 보았다. 티켓은 일인당 10불이다. (2003년 가격) 배를 타기 전 개인에게 우비를 지급한다. 이곳에 오면 다른 것은 몰라도 배만은 꼭 타야 할 것 같았다. 캐나다 폭포 바로 밑까지 가는 코스는 정말 환상이다. 고막이 터질 듯한 우렁찬 소리도 소리지만 폭우를 연상시키는 물보라는 정말 장관이다. 한마디로 엄청난 스릴과 폭포수의 시원함 그리고 짜릿함이 혼합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즐거움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비롯 옷은 다 젖었어도 말이다. 입장료 10불이 전혀 아깝지 않은 상쾌한 투어였다.
안타까운 것은 워낙 물보라가 심해 카메라를 꺼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캐나다 폭포 앞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수중 카메라 생각이 정말 간절했다. 배에서 내려 폭포 윗부분까지 걸어가는 코스가 있어서 버렸던 우비를 다시 주어입고 올라갔다.
뭐라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정말 좋았다. 사진은 절대 못 찍는다. 수중 카메라 없이는.(지금은 워낙 방수 기능이 좋아진 카메라가 많아 가능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와 보니 폭포의 위력 때문인지 엄청난 바람이 분다. 발걸음을 옮길 수도 없을 정도로 센 바람이었다.
강한 바람 때문에 심하게 흔들리는 카메라를 잡고 힘들게 촬영했다. 남는 게 사진이라는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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