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에 짐을 풀어두고 시 월드를 가기로 하고 나왔다.
그런데 길을 잘못 들었는지 제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어쩔수 없어 유니버설 스튜디오 먼저 보고 가기로 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공원을 하루에 다 둘러보기는 틀렸다고 먼저 아이들을 달래 놓았다. 가장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자고 상의를 한 후 공원으로 들어갔다.
예상대로 엄청나게 많았다. 한 가지를 보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다들 아무 소리 없이 기다린다. 역시 남미 계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질서도 안 지키고 도로에서 양보는 물론 과속이 태반인 곳이 플로리다인 듯했다. 자신이 잘못을 해도 전혀 미안한 기색들이 없다. 정말 실망투성이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와 다른 줄로 우리보다 늦게 온 사람들이 막 들어간다 웬일인가 하고 봤다. 익스프레스 패스라고 돈을 더 주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보는 티켓이 있었다. 정말 화가 나는 일이었다. 이 사람들이 상술도 상술이지만 애들한테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한 시간 반 가량을 기다렸다.
한 테마를 보고 안 되겠다 싶어 거금을 주고 우리도 익스프레스 티켓을 구했다.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고 시간은 없고 돈이 아깝지만 그렇게라도 하는 게 좋을 듯했다. 아이들도 당연히 좋아했다. 아이들 교육상 상당히 안 좋아 보였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예상대로 빠른 시간에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날씨가 습하고 워낙 더워서 그런지 기다리는 공간이나 공원 중간중간에 선풍기에 호수를 달아 물이 분무기에서 나오는 것처럼 해놓은 장치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도 여름에 자주 등장하는 장치다. 보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시원했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정말 덥고 짜증이 나는 날씨다. 밤 10시에 문을 닫는데 우리도 밤 10시까지 돌아다니다. 파김치가 되어서 모텔로 돌아왔다. 정말 많이 지친 하루였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유명 영화를 짧게 리메이크해서 영화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놓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테마 파크이다. LA에서 처음 보았을 땐 정말 감탄의 연속이었고 이 사람들의 스케일에 새삼 놀라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곳에선 두 번째라서 그런가 좀 실망스러웠다. 또한 LA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원래 스튜디오 자리에 만들어 놓은 공간이라 정말 생동감 있는 시설을 견학할 수가 있었지만 이곳은 오락용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스케일이나 모든 시설이 LA보단 많이 못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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