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성은 삼국시대에 축조된 산성이다. 포천시 군내면 구읍리 청성산에 위치한다. 성의 형태가 반달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반월성이라고 한다. 성 둘레는 1080미터로 산정상을 둘러쌓은 퇴뫼식 산성이다. 퇴뫼식은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정상 주위에 머리띠를 두른 것처럼 성을 축조한 방식을 말한다. 백재가 한강유역을 점령하면서 축조되기 시작해서 고구려, 신라 모두 사용했을 거라 추정한다고 한다.
이상이 반월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반월성은 본의 아니게 2주 간격으로 두 번 다녀왔다. 액션캠을 자주 사용해보지 않아 동영상 촬영에 문제가 생겨 동영상 촬영을 목적으로 두 번 방문한 샘이다. 처음 방문할 때인 3월 13일은 손이 싫어 울정도로 쌀쌀한 날씨였다. 그래도 걷기에는 너무 좋은 날씨였다. 두 번째 방문은 3월 26일이다. 2주 사이에 기온이 많이 올라 땀이 날 정도로 더웠다. 그리고 꽃몽우리들이 보이는 게 봄이 오기 시작했다.
처음 방문하기 전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니 군내면사무소에 주차하면 된다고 되어있다. 그래서 방향을 면사무소 주차장으로 하고 출발했다. 목적지 도착해서 면사무소 입구로 가니 난리가 났다. 좁은 길에 차들이 엉키고 설켜 주차할 곳이 없는 건 물론 돌아 나오는대도 힘들었다. 선거철이라 그런가 면사무소에서 행사가 있는 듯하다. 이럴 때 우린 가는 날이 장날이다라고 하는가 보다.
차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아도 식당 앞이나 편의점 앞에 텅텅 빈 공간이 많았지만 차를 오래 세워둘 수 없을 것 같고 사설 주차장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곳까지 와서 촬영도 못하고 돌아갈 수도 없고 순간적으로 난감했다. 네비에 주변 주차장으로 찾아도 가까운 거리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주변을 돌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차를 몰고 큰길로 나오다. 청성역사공원이란 팻말이 보인다. 유료주차든 무료주차든 가릴 것이 없이 들어갔다. 주차장도 꽤 넓은데 차들로 가득하다. 빈자리를 찾아 차를 세우고 군내면사무소 쪽으로 걸어가서 가야겠다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한참을 걸어가야 할 판이다.
카메라 가방을 메고 가려던 중 산 쪽에서 내려오시는 분이 있어 반월성을 물러보니 자기가 내려온 쪽으로 가도 나온다는 희망찬 말을 준다. 길이 좀 가파르고 계단이 있어서 그렇지 갈 수 있단다. 산에 있는 계단 말을 들으니 김포 문수산성 계단이 생각나 잠깐 주춤했지만 돌아가는 것보다 이 길이 좋을 것 같아 올라갔다. 상당히 가파른 길이다. 중간에 팔각정도 있고 기념탑도 있는 평지가 나온다.
그곳을 지나 가파름 오솔길로 들어간다. 계속 오르막이다. 정식으로 산성 가는 길이 아닌지 주변이 조금은 어수선하고 산만한 산길이 이어진다.
조금 올라가니 계단도 나온다. 긴장했지만 생각보단 짧은 계단이다. 물론 문수산성 계단과 비교해서 그렇다. 계단을 다 오르니 조금 앞에 산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계단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게 씻은 듯이 날아간다.
산성은 어느 정도 복원이 된듯하다. 성곽길 따라 한 바퀴 도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걷는 길도 좋다. 구불구불 산길과 아름드리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느낌을 가진 소나무와 여러 나무들이 걷는 길을 안내한다. 산성을 돌면 항상 느끼지만 복원작업에 종사하신 분들에게 감사에 마음에 든다. 복잡하고 사람 많은 곳을 떠나 가족끼리 연인끼리 운동삼아 산책 삼아 걷는 것도 딱 어울릴 그런 곳이다.
두 번째 갈 땐 원래 목적지인 군내면사무소 주차장으로 갔다. 그날은 행사가 없어 한가한 주차장이다. 주차를 하고 지난번 간길과는 다른 느낌에 길로 올라간다. 면사무소 바로 앞이 과거 관아(사또님 계시돈곳) 터란다. 안내판과 함께 그 뒤로 넓은 터가 보인다.
오르는 길은 시메트길이다. 폭도 넓다. 항상 그렇듯이 산성 가는 길은 언제나 오르막이다. 그 오르막이 긴 곳도 있고 짧은 곳도 있다. 이 길은 어떨까 하는 긴장감을 가지고 올라간다. 2 주지 나온 길이다. 날씨가 확연히 다르다. 두 번째 간 날은 봄날이다. 꽃 몽우리도 보인다. 숲에서는 벌목 작업이 한창이다. 한 20여분 올라가니 성이 보인다. 입구는 지난번에 보았지만 복원 공사 중이다. 길이 가파르진 않아 지난번 산길보단 조금은 편한 느낌에 길이다. 지난번과 반대 방향으로 돌아본다. 같은 길이지만 보는 방향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동영상 목적으로 왔는데 촬영할 소재들이 계속 보인다. 열심 셔터를 누르면서 한 바퀴 돈다. 정상 부분에 올라가면 포천 시내가 눈아래 펼쳐진다. 속까지 시원하다. 선조들의 기상이 보이는 듯하다.
다음에 갈 산성을 생각하며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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